2023년부터 많은 것이 힘들어졌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나는 오랫동안 집 안에 머물렀다. 공황을 겪었고, 현실에서 멀어지는 방식으로 하루를 버티기도 했다. 시간은 계속 흘렀지만 내 시간은 그 자리에 멈춰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1년쯤 지났을 때, 아내를 기억하게 하는 장면들로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함께했던 모든 시간을 한꺼번에 담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가장 처음으로 돌아갔다.
사진으로 아내를 처음 봤던 순간. 그 짧고 선명한 설렘을 노래로 남기고 싶었다.
실제로 사진을 처음 보고 나는 아내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홀딱 반했었으니까.
우연히 스쳐 간 사람처럼
노래 속에서는 첫 만남을 조금 다르게 그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잘 차려입은 한 남자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한다. 눈이 마주친 짧은 순간에 마음이 뛰고, 아직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의 먼 미래까지 상상한다.
아내의 사진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설렘을 길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사람에게 첫눈에 반하는 장면으로 바꿨다. 기억을 그대로 설명하는 대신,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노래를 자세히 들어보면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가는 발소리가 들린다. 가사 속 남자가 걷는 모습을 소리로도 표현했다.
가사에는 소셜 친구가 했던 농담을 슬쩍 넣었다. 남자는 여자를 만나면 순식간에 미래를 꿈꾼다는 말이었다.
세 줄에 담은 이야기
My heart is thumpin’, it’s skippin’ a beat
너무 두근거려서 심장조차 박자를 맞추지 못한 채 뛴다는 뜻이다.
I’m already grandpa, wrinkled and gray
눈이 마주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이미 먼 미래까지 꿈꾼 모습이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다정하게 함께 늙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으로 묘사했다.
But that daydream was sweet like cookies
달콤했던 상상이 한순간에 지나가 버리는 일장춘몽을 의미한다.
밝은 노래 안에 남겨 둔 반전
노래의 분위기와 가사는 전체적으로 밝다. 두근거리는 마음은 경쾌하게 흐르고, 상상은 쿠키처럼 달콤하다.
하지만 그 상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여자는 그대로 지나가고, 남자는 다시 혼자 집으로 향한다. 잠깐의 마법은 사라졌지만 그 순간의 달콤함만 마음에 남는다.
바라는 마음과는 다르게 삶은 덧없이 흘러가기도 한다. 사랑스러운 상상과 쓸쓸한 현실이 같은 노래 안에 함께 있기를 바랐다.
어쩌면 내가 기억을 대하는 마음도 그와 비슷했을 것이다. 함께했던 시간은 끝났지만, 그때의 설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머릿속에 먼저 완성된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의 첫 영감은 Singin' in the Rain에서 시작됐다. 비가 그친 거리를 우산을 든 채 걷는 남자의 이미지가 노래 속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가사를 쓸 때부터 뮤직비디오의 구도와 흐름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졌다. 정장을 입고 우산을 든 남자, 서로를 스쳐 가는 두 사람, 잠깐 펼쳐졌다가 사라지는 미래의 상상까지 이미 한 편의 영상처럼 이어져 있었다.
뮤직비디오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서로 다르다. 두 사람이 마주 보는 장면으로 시작해, 서로 등을 보인 채 교차된 위치에서 끝난다. 가운데 등장하는 색소폰 연주자는 노래 중간의 instrumental 구간을 나타내며, 두 장면을 나누는 경계선이 된다.
혼자서 노래와 영상을 모두 완성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림은 Midjourney로 만들었다. 영상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보다, 머릿속에 있던 구도와 흐름을 정확히 보여주는 일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스틸컷을 이어 붙이는 형식을 선택했다. 각 장면의 시선과 순서를 직접 정하며 내가 상상했던 이야기에 가깝게 다듬었다.
한국어로 가사를 모두 스케치한 뒤 번역기를 이용해 영어로 옮겼다. 그대로 번역하면 노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미를 지키면서도 발음과 길이, 라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계속 고쳤다.
이 작업을 하며 가사가 노래의 방향을 얼마나 크게 결정하는지 새삼 느꼈다. 지금도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여러 가사를 적어 두고 있다.
내 이름을 넣은 첫 노래
Sweet Like Cookies는 2025년 7월 1일 발매한 내 첫 곡이다.
첫 곡이었기에 가사 첫 줄부터 내 이름을 과감하게 넣었다.
My name is Daegyu, I’m walking the lane
조금 쑥스럽더라도 이 노래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숨기고 싶지 않았다. 내 기억에서 태어난 노래이고, 내가 직접 전하고 싶은 설렘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가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작은 세레나데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간직했던 두근거림이 노래를 도구 삼아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란다.
전체 가사 보기
My name is Daegyu, I'm walking the lane,
A suit so clean, not a wrinkle or stain.
Umbrella in hand, I'm dressed for the rain,
Then I see her and I'm never the same.
She's walking toward me, her eyes catch mine,
A moment so still, like we're frozen in time.
Locked in a glance, now I can't look away,
And the movie in my mind starts to play.
Ooh
My heart is thumpin', it's skippin' a beat
Ooh
Love just hit me right off my feet
Ooh
I'm already grandpa, wrinkled and gray
Ooh
But that daydream was sweet like cookies
My name is Daegyu, I breathe in her scent,
A breeze of perfume — like heaven was sent.
Before I know it, I turn my head,
Follow her steps with thoughts I've bred.
She smiles so softly, she knows I'm there,
A curl of her lips, like she's fully aware.
I grin right back, but she walks on past,
And my sweet imagination won't last.
Ooh
My heart is thumpin', it's skippin' a beat
Ooh
Love just hit me right off my feet
Ooh
I'm already grandpa, wrinkled and gray
Ooh
But that daydream was sweet like cookies
My name is Daegyu, I'm heading back home,
Alone in the dusk, but not quite alone.
A moment of magic, it faded too fast,
But like a warm cookie, the sweetness will last.
한 줄 요약: 멈춰 있던 시간 속에서 첫 설렘을 다시 꺼내 만든 노래. 이 달콤한 기억이 누군가의 사랑에도 작은 세레나데가 되기를 바란다.